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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Special

기후변화 위기탈출 앞장서는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작성자  조회수60 등록일2024-0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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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RICT 스페셜

 

기후변화 위기탈출 앞장서는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집단자살”(2022), “지옥문 열었다”(2023), “세상을 구하는데 남은 시간 2년”(2024).

국제사회의 기후변화 공동대응을 촉구해 온 UN의 발언 수위가 연일 더 강경해지고 있습니다.

앞선 2015년 파리협약에서 당사국들이 자발적으로 줄이기로 약속한 온실가스 감축목표의

이행 속도 매우 지지부진하기 때문입니다. 이미 인류의 막대한 온실가스 배출이

지구 환경에 미치고 있는 악영향이 너무 깊어진 상태에서

더 이상은 지체할 시간이 없음을 경고하고 있는 것입니다.


Chapter 01

국가주력산업의 돌파구

 

지난 4월 11일 사이먼 스티엘 유엔 기후변화협약(UNFCCC) 사무총장은 “현재로서는 (당초 목표대로)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량을 거의 줄이지 못할 것”이라며 세계 각국에 2025년까지 지금보다 더 강력한 국가온실가스감축목표(NDC)를 새롭게 제출하도록 했습니다. 이 가운데서도 특히 더 강조한 것은 화석연료에 관한 즉각적인 조치들입니다. “현재 청정에너지 투자보다 더 시급한 것이 화석연료 감축”이라는 것입니다.

 

‘2030년 국가 온실가스 감축목표(NDC)’ 수정안.('23.3) (자료=산업통상자원부)

 

이미 세계 각국은 재생에너지 확대와 친환경 차 보급 정책, 탄소세 도입 등을 통해 화석연료의 사용량을 줄이기 위해 안간힘을 쓰고 있습니다. 이 같은 지구촌 전반의 화석연료 감축 움직임은 글로벌 경기 침체와 중국의 물량 공세 속에 수익성 약화로 고민하고 있는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입지를 더욱 움츠러들게 할 게 분명합니다. 우리나라의 석유화학산업은 그간 고도의 기술력과 대규모 산업시설을 기반으로 글로벌 산업계 전반에 걸쳐 기초 화학원료와 수송에너지를 공급하며 세계 석유화학산업계의 빅4로 성장해 왔는데요.

현재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은 세계 각국의 저탄소 정책과 정유·기초유분 수요 둔화, 중국의 물량공세라는 삼중고에서 벗어나기 위해 공장 가동 중단과 생산시설 매각까지 다양한 자구책 마련에 안간힘을 쏟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같은 일시적 대응책만으로는 대한민국 경제의 척추를 이뤄온 석유화학산업이 위기를 탈출하는 데 한계가 분명해 보입니다. 보다 근본적인 혁신의 돌파구가 더욱 절실해지고 있는 시점이지요.

 

센터 개고식 테이프 커팅 장면 / 좌측 두번째 김복철 NST 이사장, 세번째 서동욱 전담도의회의장, 네번째 김영록 전남도지사, 다섯번째 이영국 한국화학연구원장, 여섯번째 정기명 여수

 

지난 3월 6일, 전남 여수에서 열린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개소식에 국내 석유화학 산업계의 관심이 집중된 것도 이런 절박함 때문이라 할 수 있습니다. 이날 행사는 150여 명의 정관계와 관련 산업계 인사들로 큰 성황을 이루며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설립에 대한 높은 기대감을 여실히 드러냈는데요.


Chapter 02

혁신기술을 실증하라

 

(좌)석유화학촉매 공정 연구 지원동 전경, (우)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 구축 및 활용 계획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는 화학연 등의 연구개발 기관들이 개발해 온 원천기술의 실증을 통해 탄소중립 화학기술의 빠른 상용화를 지원하기 위해 설립된 국내 유일의 R&D 실증 전문기관입니다. 총 563억 원의 예산이 투입돼 석유화학산업의 고도화와 탄소저감 기술의 실증을 지원하게 될 대규모 국가 프로젝트이지요.

약 3년간의 공사 끝에 모습을 드러낸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는 크게 석유화학산업 고도화를 위한 석유화학 촉매공정 실증지원센터탄소포집활용(CCU) 실증지원센터로 구성됩니다. 이 가운데 1차에 해당하는 석유화학 촉매공정 실증지원센터가 먼저 준공 테이프를 끊었습니다. 2차 시설인 탄소포집활용 실증지원센터 역시 올해 말 완공을 목표로 공사에 박차를 가하고 있습니다.

가동이 본격화된 석유화학 촉매공정 실증지원센터에서는 현재 석유화학 부생가스를 활용한 화합물 전환 기술과 플라스틱 자원순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플라스틱 업사이클링 기술 등이 중점 연구되고 있습니다. 이를 위해 슬러리 혼합기, 진공건조기, 결정화기 등 대규모로 소재를 합성하는 상압합성장비와 반죽기, 압출기, 타정기, 분무건조 성형 설비 외에도 시험분석을 담당하는 각종 분석 장비까지 24종에 이르는 장비를 갖추고 있는데요.

 

석유화학촉매공정 실증실험동 내 장비 구축 전경

이들은 화학연이 기존에 보유해 온 장비에 비해 5~200배까지 큰 규모를 자랑합니다. 소규모 실험실 수준이 아니라 산업계가 즉시 활용할 수 있는 대규모 실증 연구를 위한 장비들로 위기에 처한 국내 석유화학산업의 활로 찾기에 빠르고 실질적인 도움을 주기 위한 것이지요. 12월 완공 예정인 CCU 실증센터 역시 큰 규모의 실증 장비들을 기반으로 화석연료 부생가스를 청정연료와 산업용 원료로 되돌리는 탄소중립 대응 기술 개발에 힘을 보탤 계획입니다.


Chapter 03

석유화학 거점에서 탄소중립 허브로

 

여수산업단지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가 자리를 잡은 여수국가산업단지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인 석유화학산업의 거점입니다. 지난 40여 년간 LG화학, GS칼텍스, 여천NCC,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 E1, 금호석유화학그룹, 남해화학, KCC, 바스프 같은 세계 유수의 기업들과 협력업체들이 들어서며 단일 석유화학산업단지로는 세계 1위, 산업단지로만 놓고 봐도 아시아 최대 규모로 성장해 왔지요.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가 이곳에 자리를 잡은 것은 급변하는 글로벌 에너지산업 환경 속에서 우리나라가 다시 한 번 세계를 선도할 수 있도록 준비되고 있는 밑그림이라고도 할 수 있습니다. 국내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 중요한 석유화학산업의 거점인 여수를 기반으로 동북아 최대의 탄소중립기술 상용화 지원의 허브를 구축하려는 것이지요.

이에 따라 화학연은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가 석유화학산업 혁신과 탄소중립 화학공정 상용화 지원의 거점 조직이라는 중요한 역할을 더욱 충실히 수행할 수 있도록 연구 인력을 2030년 40여 명까지 확대할 계획이라고 하는데요. 많은 기다림 끝에 마침내 원대한 계획의 첫 발을 내딛는 데 성공한 탄소중립화학공정실증센터의 걸음걸음이 석유화학산업의 위기 탈출을 넘어 인류의 기후변화 해결까지 이어지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기를 기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