꿈의 항암제 CAR-T 보완할 CAR-M 기술 실마리 제시
- 폐암 등 고형암에선 효과 낮은 CAR-T 항암제 보완 위해, 종양 침투 능력 강한 대식세포 활용 기술 개선
- 렌티바이러스를 전달책으로 삼아 대식세포의 항암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발현한 결과 첫 논문 발표
- 향후 보완연구 거쳐 고형암 치료에 효과적인 기술 개발 기대
□ 국내 연구진이 기존 CAR-T (카-티) 항암제를 보완할 수 있는 새로운 항암 기술의 실마리를 제시했다.
ㅇ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박지훈 박사팀은 인간 말초 혈액 유래의 대식세포(Macrophages)를 대상으로,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항암 유전자를 안정적으로 삽입시켜 ‘CAR-M(카-엠, 카-대식세포)’ 생산에 성공했다. 향후 혈액암 외에 고형암 치료에도 적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최지우 석사후연구원(1저자)이 혈액 성분을 대식세포로 배양하기 위해 피펫 도구를 이용해 여러 개의 웰(well, 작은 용기)에 옮기고 있다>
□ ‘키메라 항원 수용체(CAR) T 세포 치료법’은 환자의 면역 세포인 T세포를 신체 밖으로 추출하여, 특정 암세포를 공격하도록 유전자를 변형한 후 환자에게 주입하는 기술이다. 일부 백혈병 등 혈액암 치료에는 매우 효과적이지만 폐암 등 고형암 치료에는 한계가 있다.
ㅇ 한편 대식세포도 면역 세포의 일종이다. T세포는 고형암 내부 침투가 어렵지만 대식세포는 쉽게 침투할 수 있어, T세포 대신 항암제로 적용하려는 연구가 활발하다. 다만 기존 대식세포 활용 기술은 항암 유전자 변형이 짧은 기간만 이뤄져 치료 효과가 낮은 한계가 있었다.
□ 연구팀은 ‘렌티바이러스’를 유전자 전달책으로 삼아, 대식세포의 손상 없이 항암 유전자를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다양한 기술을 개발했다.
< CAR-M 항암제 제작 방법 및 개선점 >
ㅇ 일반적으로 어떤 유전자를 렌티바이러스에 심어 다른 세포로 전달할 때, 세포막을 얇게 만드는 양이온성 중합체 ‘폴리브렌’을 투입하고 강하게 섞어 렌티바이러스의 세포 침투 및 유전자 전달을 높인다. 그런데 문제는 대식세포가 폴리브렌과 만나면 심각한 독성이 생기며 강한 회전 과정에서 구조가 손상되거나 생존율이 떨어지는 것이다.
ㅇ 연구팀은 폴리브렌 투입이나 강한 회전 처리 대신, 렌티바이러스와 대식세포의 접촉을 당초 1시간 30분에서 16시간으로 늘렸다. 그 결과 대식세포의 손상없이 렌티바이러스의 전파가 당초보다 잘 일어났다.
ㅇ 이와 함께 대식세포의 분화상태에 따라 유전자 전달효율이 변동됨을 확인하였다. 이를 감안하여 말초혈액에서 얻은 단핵구가 대식세포로 분화되는 동안 7일을 기다려, 암세포 추적 유전자 전달률을 높였다.
ㅇ 또한 렌티바이러스가 어떤 세포로 들어갈 때 표면에서 열쇠 역할을 하는 ‘VSV-G 단백질’의 코돈을 최적화해 유전자 전달력을 더 높였다. 쉽게 말해 기존의 열쇠보다 다양한 문을 열 수 있는 마스터 열쇠를 만들고, 표면에 많이 자라도록 VSV-G 생성 명령어를 바꾼 것이다.
ㅇ 마지막으로 렌티바이러스에 담겨 전달된 항암 유전자가 대식세포에서 잘 발현되도록 DNA 서열 ‘EF1a’를 찾아 적용시켰다. 그 결과 대식세포의 손상없이 유전자 전달 후 최대 20일 동안 안정적으로 항암 기능을 갖춘 ‘CAR 대식세포’ 생산이 유지되었다.
ㅇ CAR 대식세포는 효과적으로 특정 암세포를 없애는 모습을 보여줬다. 급성 림프구성 백혈병과 B 세포 림프종의 대표적 세포주인 Nalm6와 Raji 암세포를 대상으로 붉은색 형광 단백질을 발현시킨 후, 전자 현미경으로 5일 뒤 확인했을 때 붉은색 부분이 현저히 줄어들었다. 즉 CAR 대식세포가 대부분의 암세포를 삼켜 파괴한 것이다.
< CAR-M 대식세포 활용 유전자 모식도 및 암세포 사멸-삼킴 효능 평가 결과 >
□ 연구팀은 후속 연구를 통해 CAR 대식세포의 대량생산 및 고효율 치료 적용 기술을 개발할 계획이다.
ㅇ 연구진은 “말초 혈액으로부터 얻은 대식세포의 낮은 항암 유전자 발현 문제를 렌티바이러스를 이용해 개선한 최초 사례라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고,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기존 CAR T 세포 치료법을 보완하여 면역항암 치료 다각화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ㅇ 이번 논문은 2025년 1월 국제 학술지 ‘생체 신호 연구(Biomarker Research(IF: 9.5))’에 게재되었다. 화학연 박지훈 박사가 교신저자로, 최지우 석사후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과학기술정보통신부·산업통상자원부·보건복지부가 공동 지원하는 “국가신약개발사업단”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논문 DOI 주소) https://doi.org/10.1186/s40364-024-00703-9
< 최지우 석사후연구원(1저자)이 대식세포를 살펴보고 있다 >
View More인공장기 손상없는 정밀 측정으로 지방간 신약 개발 돕는다.
- 비알콜성 간 질환 신약 개발 시, 미니 인공장기의 조직 강도를 매우 약한 압력으로 눌러 분석 가능
- 지방이 축적된 간 모델에서 미세한 지방 밀집 부위를 정확히 찾고, 배양액 속 살아있는 상태에서 정밀 측정
- 간 질환 대응 약물 효과 평가, 의료 연구 분야에서 널리 활용 가능
□ 국내 연구진이 지방간 치료 신약의 약효 평가에 활용 가능한 질환 모델 인공장기 및 비파괴 경도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ㅇ 한국화학연구원(원장 이영국) 김현우, 배명애 박사팀은 비알콜성 지방간 질환을 모사한 인공장기를 개발하고, 세포 손상을 최소화하며 조직의 특정 부위 강도를 정량적으로 측정할 수 있는 나노 탐침 기반 분석 기술을 개발했다.
<신대섭 연구원(1저자)이 지방간 상태를 모방하여 만든 오가노이드(미니 인공장기 세포)가 들어 있는 배양액을 배양접시에 옮기고 있다>
<신대섭 연구원(1저자)이 지방간 오가노이드(미니 인공장기 세포)가 담긴 접시를 배양 장비에 넣고 있다>
□ 비알콜성 지방간은 술을 마시지 않더라도 과도한 식사나 운동 부족 등으로 인하여 간 세포에 지방이 쌓여 물렁해지면서 시작된다. 나중에는 콜라겐 같은 섬유성 물질이 과다 생성되어 단단해지는 간경화를 거쳐 간암 등 목숨을 위협하는 질병으로 발전할 수도 있다. 따라서 비알콜성 간질환 치료 신약 개발 시, 초기 단계인 지방간 상태에서부터 치료 약물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ㅇ 간 질환 신약 개발은 질환을 모사한 인공장기에 후보약물을 투입하고 이에 대한 반응을 측정 분석하는 과정이 반복된다. 기존의 검사 방법은 질환 모델 인공장기의 전체 부위를 파괴될 때까지 누르면서 간 조직의 딱딱한 정도(경도)를 측정했다. 이에 따라 살아있는 상태에서 계속적인 측정이 불가능하며 특정 위치의 경도 정보를 얻을 수도 없었다.
□ 연구팀은 지방간 질환 상태로 만든 간 오가노이드(인공 장기)가 살아있는 상태로 측정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나노 단위의 미세한 압력으로 좁은 영역을 선택적으로 누르고 측정값을 분석하는 계산식을 개발해, 인공장기를 파괴하지 않고 위치별 경도를 정량 측정할 수 있었다.
ㅇ 연구팀은 우선 지방이 쌓인 곳에서 강한 빛이 나오도록 인공장기에 형광염료를 염색해 위치를 먼저 찾았다. 그리고 해당 부위에 ‘매우 작은 막대기(나노 탐침)로 미세 압력을 가하는 방식’을 택했다.
<김현우 책임연구원(교신저자)이 지방간 오가노이드 부위 중, 지방 밀집 부분을 염색해서 빛나는 부위를 현미경으로 살펴보고 있다>
ㅇ 나노 탐침이 인공장기를 누를 때 휘어지는 정도는 탐침 표면의 레이저 반사를 통해서 정밀 측정했다. 측정 결과를 연구팀이 개발한 수학적 계산식으로 분석하면, 지방 축적에 따른 경도 변화를 영률(Young’s modulus)이라는 정량적 수치로 측정하는 것이 가능하다.
ㅇ 무엇보다 기존 방식은 인공장기를 고정시키느라 약품 처리해 죽였던 반면, 이번 나노 탐침 기술은 인공장기가 계속 살아있는 상태를 유지할 수 있는 배양액 내에서 적용이 가능하다. 또한 5마이크로미터 내외의 얕은 깊이만 누름으로써 간 조직에 손상을 전혀 주지 않는다.
ㅇ 새로 개발한 ‘나노 탐침 경도 측정 기술’을 비알콜성 지방간 모델 오가노이드에 적용한 결과, 형광 빛이 강한 지방 축적 부위의 경도는 형광 빛이 약한 부위에 비해 영률 기준으로 약 35% 물렁한 결과를 보였다. 즉 원하는 부위만 정확히 찾아낸 것이다.
ㅇ 지방 축적 형광 영상을 통해 측정 위치를 찾은 결과, 전체 측정 시간은 무작위 측정 방식에 비해 절반 이상 단축되었다. 또한 측정 후 간세포 생존율이 97% 이상 유지되는 등 손상이 최소화됨도 확인했다.
□ 연구팀은 향후 하나의 인공장기를 손상없이 계속 사용하며 간 질환 진행 상황을 단계별 연속 측정하는 약물 효능 평가 기술도 만들 계획이다.
ㅇ 연구진은 “지방간 신약 개발 시 질환 모델의 변화를 간편하게 분석 가능”하다고 밝혔고, 화학연 이영국 원장은 “간 질환뿐 아니라 다른 질환의 신약 개발 과정에도 널리 응용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
ㅇ 이번 논문은 2024년 12월 국제 학술지 ‘ACS 생체재료 과학 및 공학(ACS Biomaterials Science and Engineering(IF: 5.5))’에 게재되었다. 화학연 김현우·배영애 박사가 교신저자로, 신대섭 연구원이 1저자로 참여했다. 이번 연구는 화학연 기본사업, 산업통상자원부 “3D-조직 칩 기반 신약발굴 플랫폼 기술개발사업”의 지원을 받아 수행됐다.
* (논문 DOI 주소) https://doi.org/10.1021/acsbiomaterials.4c01242
<김현우 책임연구원(교신저자)이 지방간 오가노이드의 부드럽고 딱딱한 정도를 미세하게 누르는 탐침 장비로 정밀 측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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